스카치 위스키란 무엇일까: 역사, 특징, 유명한 증류소

역사

스카치위스키는 스코틀랜드의 위스키를 뜻합니다. 이때 위스키의 철자는 ‘Whisky’로 바로 옆 아일랜드 아이리쉬 위스키의 위스키 철자가 e가 추가된 ‘Whiskey’인 것과 차별점이 있습니다. 위스키는 기본적으로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 두 나라를 제외하고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들은 이 둘 중 어느 곳의 영향을 받았는지에 따라 철자가 다릅니다.

 

스카치위스키의 발전은 4~5세기경에 수도승과 연금술사가 증류 기술을 들여온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기술이 스코틀랜드에 먼저 들어왔는지 아일랜드에 먼저 들어왔는지에는 논쟁이 있지만, 아일랜드의 한 성인이 증류 기술을 가져온 뒤 가까운 스코틀랜드 지역부터 시작하여 퍼졌다는 이야기가 유력합니다.

 

이후 17세기에 증류 기술이 스코틀랜드 전역에 널리 퍼져 이에 대한 규제로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밀주가 성행했습니다.

 

이후 17세기 후반에 윌리엄 3세 국왕이 본인의 군대가 술에 취해 전투에 제대로 임하지 않는 것에 분노하여 증류주에 대한 규제를 하고자, 생산 과정의 어려움을 주어 소비를 줄이 위해 오크통에서 최소 3년 이상 숙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부터 현대적인 형태의 위스키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본래 왕이 의도했던 것은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기간 동안 술의 맛이 이상하게 변해 병사들이 마시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지만 의도와는 반대로 맛이 더 부드러워지고 복합적인 맛이 나며 되려 소비가 더 증가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오크통에서의 숙성이 증류주의 맛을 좋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현대적인 형태의 위스키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8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밀주가 더욱 성행하게 됩니다. 합법 증류소는 단 8곳뿐인데 불법 증류소가 400여 곳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이를 인식한 영국 의회가 19세기 초반에 새로운 소비세법을 통과시키면서 위스키에 대한 과세액이 줄어들었습니다. 덕분에 음지에서 밀주를 생산하던 업자들이 양지로 나와 합법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더 많은 증류소가 생기며 위스키 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 철도의 발전으로 운송이 용이해져 스카치위스키는 무한 성장하게 됩니다.

 

이후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와인 산업이 필록세라 전염병으로 몸살을 앓고 생산이 어려워지자 그 빈자리를 스카치위스키가 꿰차고 앉으며 급부상하는 인기를 누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유럽, 북미를 비롯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미국의 금주법 시기였던 20세기 초반에는 밀주로만 소량 생산되는 미국 위스키의 대안으로 스카치위스키가 언급되며 또다시 상승세를 탔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여전히 그 인기는 식지 않았으며 최근 젊은 층에서 위스키 선호현상이 발생하며 또다시 추가적인 인기를 누리는 중입니다.

 

스카치위스키의 인기는 시대를 불문하고 누르려고 해도 눌리지 않는 단단한 바위와 같은 존재입니다.

 

특징

스카치위스키는 일반적으로 싱글몰트와 블렌디드 위스키로 분류됩니다. 시대에 따라 블렌디드가 유행했던 시기도 있고 싱글몰트가 유행했던 시기도 있습니다. 현재는 블렌디드와 싱글몰트의 인기가 모두 높지만 점점 싱글몰트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스카치위스키는 일반적으로 구리로 이루어진 팟스틸이라는 증류기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증류가 끝나면 증류 때 나온 스피릿을 오크통에 넣어 최소 3년 이상 숙성합니다. 스카치위스키가 숙성되는 스코틀랜드의 숙성 환경은 장기 숙성하기에 최적의 환경으로써 연간 증발량인 천사의 몫(Angel’s Share)이 1.5%~2% 밖에 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스카치위스키라는 명칭을 붙이기 위한 최소 숙성 연수는 3년이지만 통상 이보다 더 숙성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카치위스키의 경우 사용하는 오크통에 대해 미국 위스키처럼 엄격하게 규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다양한 캐스크를 사용하여 여러 위스키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여러 캐스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앞선 포스팅인 ‘캐스크란 무엇일까’를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카치위스키의 경우 광활한 영토를 가졌기 때문에 그만큼 지역별 환경도 다르고 증류 및 숙성에 있어서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는 위스키 특성상 지역별로 다른 성향의 위스키가 나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여러 증류소의 원액을 혼합하여 만드는 블렌디드 위스키의 경우 영향이 별로 없으나 단일 증류소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나 싱글몰트 제품의 경우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역별 싱글몰트 위스키 특징이 궁금하시다면 앞선 포스팅인 ‘싱글몰트 위스키란 무엇일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가로 스카치위스키의 경우 다른 위스키들과 같이 병입시 최소 40% 이상의 도수를 가져야 하며, 증류와 숙성 그리고 병입까지 모든 과정이 스코틀랜드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일반적인 규정이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더 많은 규정이 있지만 포괄적으로 크게 본다면 위 규정이 전부입니다.

 

유명한 증류소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블렌디드 위스키의 경우 직접 증류를 하는 증류소로 보기보다는 여러 증류소에서 원액을 사 와서 블렌딩 하는 회사로 보는 것이 좀 더 맞는 개념이기 때문에 싱글몰트 증류소 위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만약 유명한 블렌디드 위스키가 궁금하시다면 앞선 포스팅인 ‘블렌디드 위스키란 무엇일까’를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싱글몰트 판매량 1위인 ‘글렌피딕’입니다. 게일어로 ‘글렌’은 ‘계곡’을 뜻하고 ‘피딕’은 ‘사슴’을 뜻합니다. 그러니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사슴계곡’ 증류소 되겠습니다. 보통 증류소들은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좋은 물이 필요하다 보니 물 좋은 계곡 근처에 위치한 경우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증류소 이름에 계곡을 뜻하는 ‘글렌’이 들어간 곳들이 많습니다. 글렌피딕 증류소의 경우 과일, 바닐라, 꿀, 꽃과 같은 풍미가 나며 부드럽습니다. 추천하는 제품으로는 ‘15년’ 제품을 추천합니다. 가격 대비 맛이 좋아 가성비 위스키로 유명합니다.

 

다음은 셰리 위스키 삼대장 중에 맏형을 맡고 있는 ‘맥캘란’입니다. 너무 돈을 밝힌다는 비판도 많지만, 사실 엄청 맛있는 위스키를 많이 생산합니다. 물론 가격대는 높습니다. 강한 셰리의 풍미와 더불어, 풍부하고 바디감 있으며 단맛, 바닐라, 향신료의 풍미가 있습니다. 추천 제품으로는 가격대가 나가지만 ‘18년 셰리’ 제품을 추천드립니다. 맥캘란의 경우 같은 숙성 연수여도 ‘셰리’인지 ‘더블’인지 아니면 기타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맛이 꽤나 다릅니다. 당연하지만 보통 ‘셰리’가 더 비쌉니다.

 

한 때 오픈런 대란을 일으켰던 ‘발베니’도 있습니다. 전통을 계승하여 플로어 몰팅을 한다고 강조하는 회사입니다. 물론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몰팅 공정의 85%는 자동으로 하고 15% 정도만 사람이 직접 플로어 몰팅을 한다고 합니다. 또한 오크통을 분해 및 재조립하여 새로운 오크통을 만들 수 있는 쿠퍼리지도 있으며 이를 진행하는 숙련된 쿠퍼 또한 고용하고 있습니다. 발베니의 경우 꿀, 단맛, 바닐라, 버터 스카치, 과일, 맥아, 향신료의 풍미가 느껴지며 부드럽습니다. 추천하는 제품으로는 대란을 몰고 왔던 ‘12년 더블우드’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여유가 되신다면 ‘싱글배럴’ 제품군이나 그 이상의 연수를 찾아 도전해 보시는 것도 권장드리며, 이제는 단종이라 찾기 힘드시겠지만 우연히 ‘TUN 1509’ 제품을 찾으신다면 비싸겠지만 한잔이라도 마셔보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명해진 이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게 된 ‘스프링뱅크’입니다. 희한하게 구형보다 신형으로 갈수록 맛이 계속 발전한다고 평가받는 위스키입니다. 가족 경영으로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며 소량 생산하는 증류소입니다. 스프링뱅크의 경우 적당한 수준의 피트감과 약간의 짠맛, 과일, 맥아, 꿀의 풍미가 느껴집니다. 이와 더불어 복잡성과 깊이가 있습니다. 추천 제품은 따로 없습니다. 매물을 찾으실 수 있고 여유가 되신다면 해당 증류소의 여러 위스키를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실 위스키라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기 때문에 정답도 없고 제 추천이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가능한 평이 좋고 호불호 없을 증류소 및 제품으로 선정하여 제 경험을 덧대어 추천을 드리고 있습니다. 이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아이리시 위스키란 무엇일까: 역사, 특징, 유명한 증류소”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