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전
이 날은 투어 마치고 브뤼셀에서 파리로 넘어갔다가 노르망디의 한 도시인 Lisieux(리시유)로 넘어가는 일정입니다. 때문에 캐리어와 모든 짐을 호텔에서 챙겨 나와 양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눈 쌓인 길을 캐리어 2개 끌며 이동하니, 아침부터 체력 소모가 컸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리셉션에 투어 마지막쯤에 미리 자리를 떠도 되는지 여쭤봤습니다. 파리에서 리시유로 넘어갈 때 타는 대중교통인 TER이 오후 3시가 막차라, 파리로 넘어가는 유로스타를 정오 조금 넘어서 타야 했기에, 투어를 80% 정도만 마치고 나가야 했습니다. 당연히 가능하다고 하셨고 짐은 한쪽에 놔두고 조금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양조장 구경
시간이 되니 사람들이 모였고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이드분이 오셔서 저희와 다른 일행들을 인솔해 가셨습니다. 30초 정도 걸어가니 매시턴이 보였습니다. 매시턴 앞에 빙 둘러서 섰고, 가이드분께서 설명을 시작하셨습니다. 우선 제일 기본인 양조장의 역사와 특징에 대해 설명하셨고, 이어서 어떤 보리를 사용하고 어떤 식으로 과정이 진행되는지 알려주셨습니다. 추가로 여기에서 나온 찌꺼기는 인근 농장에서 가축 사료로 사용하기 위해 가져가며, 배출되는 쓰레기가 없기에 매우 친환경적이라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이후 발효조, 운반로, 냉각 시설 등을 보여주시고 관련하여 간단한 설명을 해주시며 넘어갔습니다. 증류소 투어와 다르게 양조장 투어는 그렇게 깊게 들어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한 투어당 참여하는 사람도 많고 인당 가격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평범한 수준으로 투어를 진행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 또한 증류소 및 증류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지식이 있었지만 양조 관련해서는 문외한에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듣기 편하고 좋았습니다.
이후 숙성 창고로 넘어갔습니다. 창고의 규모와 관리 방법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관련하여 신기한 정보들을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해당 창고 안에 거미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언뜻 들으면 “비위생적이게 왜 거미를 키우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미를 키움으로써 이외의 벌레들은 거미에게 잡아 먹혀 되려 숙성창고를 깨끗하고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관련하여 여러 거미종으로 시도해봤고, 시행착오 끝에 최적의 거미를 찾아 키우는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 여러 생각과 시도를 하는 것을 보면 Cantillon 양조장의 경우 숙성에 대해 상당히 큰 신경을 쓰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숙성 창고에서의 시간이 길어졌고, 이제 슬슬 자리를 떠야 하는 시간이 다 되어갔습니다. 혹시 몰라 열차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데, 열차가 갑자기 취소되어 후속 편으로 안내해 주겠다는 공지가 뜬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와중에 너무 놀랐지만 침착하게 후속편인 오후 3시발 유로스타를 예약했고, 이후 연결편인 TER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일단 유로스타는 3시로 밀렸으니 투어는 끝까지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일행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남은 투어에 집중했습니다.
테이스팅 시간
숙성 창고에서 남은 설명을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은 뒤 다시 시작했던 곳으로 갔습니다. 리셉션 바로 옆에 바가 있고 투어에 1잔의 시음권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해당 바에서 3가지 종류의 맥주 중 하나를 선택해서 마셨습니다. 저는 ‘람빅’으로 선택했습니다.
맥주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이래서 벨기에 맥주 하는구나……바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탄하고 마시며 파리에서 리시유로 어떻게 넘어갈지 고민했습니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맥주를 다 마셔버려, 역으로 가면서 추가 논의 하기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투어 후
어차피 TER은 물 건너갔으니 파리에서 1박 후 다음날 아침에 넘어가거나, 파리 북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리시유에 넘어가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다음날 일정도 있고 에어비엔비 예약도 있었기에, 택시 타고 바로 넘어가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유로스타 타고 파리로 넘어가는 중에 우버를 예약했습니다.
성인 남자 4명에 캐리어가 5개라 벤을 불러야 했고, 벤을 타고 210km가 넘는 거리를 3시간 넘게 달려갔습니다. TER 가격도 4인에 18만원 정도였는데 환불도 못 받고, 추가로 택시비 506유로(약 760,000원)까지 지출하며 리시유에 밤늦게 도착했습니다.
숙소 바로 앞에서 내렸으며, 집주인분께서 대기하고 계셨습니다. 그분은 영어를 아예 못 하시기에 제가 조금 배운 프랑스어로 얘기하며 집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후 너무 지친 나머지 숙소에서 간단하게 비상식량으로 사 온 짜파게티를 끓여 먹고 집주인분께서 선물로 주신 시드르를 마시고 씻고 잤습니다.
다음은 ‘[노르망디 칼바도스 여행] Château du Breuil 증류소’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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