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여행

[스코틀랜드 증류소 여행] 글렌파클라스 증류소 (Glenfarclas Distillery)

김머생 2024. 4.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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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전

글렌파클라스 증류소는 더프타운에서 들리는 마지막 증류소입니다. 이후에는 더프타운 근처가 아닌 헌틀리(Huntly) 근처에 있는 글렌드로낙 증류소를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렌파클라스에 방문하는 날이 더프타운 에어비엔비 체크아웃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캐리어와 가방을 비롯해 모든 짐을 들고 글렌파클라스 증류소에 가야 했습니다.
 

Craigellachie Car 벤
Craigellachie Car 벤츠 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중간에 환승도 있고 걷는 구간도 있어 구글 지도에는 2시간이라고 뜨지만 사실상 환승 기다리는 시간까지 따지면 3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 짐을 들고 이동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카듀 증류소 때 알게 된 ‘Craigellachie Car’를 이용해 글렌파클라스 증류소까지 이동하려고 했습니다. 추가로 글렌파클라스 투어 이후 헌틀리에 있는 숙소로 이동할 때도 해당 택시를 이용해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택시 회사는 벤 차량도 있기 때문에 저 포함 성인 남자 4명과 대형 캐리어 5개와 개인 가방까지 전부 여유롭게 적재 가능합니다. 벤의 경우 벤츠가 옵니다.
 
택시를 부를 때 일일이 숙소 세부 주소를 설명하면 복잡하니 보통 마을 중심인 시계탑 앞에서 만나자고 하는 것이 편합니다. 항상 언급되는 36번 버스 정류장도 이 시계탑 바로 앞에 있습니다. 그래서 숙소 체크아웃 후 시계탑 앞에서 택시를 기다렸습니다. 차가 도착했고 예약자 이름 확인 후 짐을 싣고 글렌파클라스 증류소로 출발했습니다. 증류소까지 거리는 대략 18km로 25분 걸렸습니다.
 
증류소에 도착하고 차에서 결제를 하려고 했는데 인터넷이 잘 안 터져서 결제가 안 됐습니다. 그래서 기사님께서 이따가 투어 끝나고 헌틀리에 내려드릴 때 한 번에 결제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추가로 오늘 태울 손님 더 없으니 굳이 무거운 짐 다 내렸다가 다시 싣지 말고 차에 두고 가도 된다고 하셔서 감사하게도 편하게 투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글렌파클라스 방문자 센터
글렌파클라스 방문자 센터

여유롭게 도착하는 것을 선호하는 만큼 이번에도 1시간가량 일찍 증류소에 도착했습니다. 증류소 방문자 센터에 들어가니 여자 직원분께서 맞이해 주십니다. 카듀 그리고 아벨라워 때와 마찬가지로 글렌파클라스 투어도 저희 팀만 있었기 때문에 가이드 분만 오시면 바로 투어를 시작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현재 식사 중이시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습니다.
 

글렌파클라스 패밀리 캐스크 진열장
글렌파클라스 패밀리 캐스크 진열장

기다리는 동안 진열된 위스키 및 기타 기념품들을 둘러봤습니다. 엄청 오래된 구형 보틀부터 연도별 패밀리 캐스크를 보니 정말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렜습니다. 그리고 아까 맞이해 주신 직원분과 간단히 대화를 나눴습니다. 스코틀랜드에 언제 왔고, 어느 증류소 가봤고, 이제 어디 갈 건지도 여쭤봐주십니다. 추가로 글렌파클라스의 어떤 위스키가 최애인지도 여쭤봐주십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쉬다 보니 순식간에 시간이 흘렀습니다. 직원분께서 저번에 오신 한국인과 달리 영어를 잘한다고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증류소 구경

글렌파클라스 오너 일가
글렌파클라스 오너 일가

저희가 예약한 투어는 ‘Five Decades Tour’이고 이후 가이드 분이 오시면서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나이 지긋하신 신사분이셨습니다. 오셔서 아벨라워 때처럼 악수하고 통성명하고 투어를 시작하셨습니다. 샵의 벽면을 보면 연도별 오너 일가의 사진과 예전의 글렌파클라스 증류소 사진이 있습니다. 이를 보며 글렌파클라스의 역사 및 오너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덧붙여 본인 스코틀랜드 발음이 강하니 알아듣기 힘들거나 빠르면 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항상 천천히 알아듣기 쉽게 말해주셔서 듣는데 전혀 지장 없었습니다.
 

갈색 피트 물
갈색 피트 물

이후 건물 밖으로 나가 증류소 시설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이스트 관리 시설이 있는데 왜 증류소에서 양조 이스트와 증류 이스트를 섞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번에 글을 썼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흐르는 물이 짙은 갈색인 이유도 여쭤보니 피트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질문과 답이 오갔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가이드 분께서 본인 나이를 알려주셨는데 겉모습보다 나이가 더 드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아무리 많이 봐도 50대 후반인 줄 알았다고 하니 정말 좋아하시며 나중에 술 몇 잔 더 챙겨줘야겠다고 하셨습니다. 웃음이 끊기질 않는 대화였습니다.
 

이물질 분류기
이물질 분류기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 금방 밀링 시설에 도착합니다. 몰트를 넣는 곳부터 관람 후 이동해서 돌과 같은 이물질을 분류하는 기계와 분쇄기계를 봤습니다. 이물질을 분류하는 기계는 예전의 우리나라에서 쌀에서 돌을 빼낼 때 사용했던 키와 비슷한 원리입니다. 몰트와 이물질의 무게차를 이용하여 경사진 판에 낮은 턱을 여러 개 만들고 진동을 주면 돌과 기타 이물질이 몰트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돌을 비롯해 반지나 기타 여러 신기하고 충격적인 이물질이 종종 나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몰트만 남게 되면 밀링기계로 들어가 분쇄됩니다.
 

글렌파클라스 매시턴
글렌파클라스 매시턴 내부

다음은 매시턴입니다. 증류소마다 매싱과정에서 온수를 첨가하는 양과 횟수 그리고 온도가 다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증류소 투어를 가면 이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십니다. 글렌파클라스 가이드분께서도 친절히 다 알려주셨습니다. 추가로 앞에 덮개를 열고 내부 모습을 보여주시고 향도 맡게 해 주십니다. 다른 증류소들도 대부분 이와 같이 내부를 보고 향도 맡게 해 줍니다. 하지만 몇몇 증류소는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하여 불허하는 곳도 있습니다.
 

글렌파클라스 워시백
글렌파클라스 워시백

바로 옆 공간에 이어져 있는 워시백으로 넘어갑니다. 문을 열고 워시백 시설로 들어서면 뚜껑을 열어서 내부를 보여주시고 향도 맡게 해 주십니다. 하지만 안에는 발효되며 나온 이산화탄소로 가득하기 때문에 쇼크로 기절하기 싫으면 너무 머리를 깊게 넣지 말라는 경고를 하십니다. 대부분의 다른 증류소도 여기까지는 해줍니다.
 

자세히 보시면 테두리에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정 넘치시는 가이드님께서는 이 이산화탄소가 가득한 워시백을 찾아 뚜껑을 열어 이산화탄소가 워시백 밖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뚜껑을 열고 테두리 쪽을 자세히 보면 뭔가 일렁일렁하며 흘러내리는 것이 보입니다.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의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이렇게 떨어지는데 예전에는 이를 밖에 그대로 흘려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 환경 규제 및 인식의 변화로 인해 이제는 여기서 생산되는 이산화탄소에 대한 배출권이 생겨 만약 많이 배출할 경우 큰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기계를 통해 모아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글렌파클라스 증류기
글렌파클라스 증류기

다음은 증류기를 보러 갑니다. 증류기의 경우 대부분 엄청 뜨겁기 때문에 만지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운 좋게 증류를 마치고 식히는 중에 있어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오래 손을 대고 있기에는 뜨거운 온도였습니다. 바로 앞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증류기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중 흥미로웠던 것은 증류기도 내부 청소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내부를 닦으면서 표면이 깎이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미세하게 계속 깎여나가다 보면 수십 년 후에는 증류기를 구성하는 이 구리판이 정말 얇아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얇아지면 교체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글렌파클라스 스피릿 세이프
글렌파클라스 스피릿 세이프

증류기 설명을 다 듣고 나면 바로 옆에 자리한 스피릿 세이프를 보게 됩니다. 스피릿 세이프는 증류된 스피릿을 직접 눈으로 보고 흐름을 통제하는 일종의 박스입니다. 위에 달린 손잡이를 통해 증류된 스피릿이 흘러가는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마시지 못하는 초류와 마시지 않는 후류는 다시 재증류를 위해 별도로 모으고 위스키를 만들 때 쓰이는 중류만 따로 모으게 됩니다. 그래서 스피릿 세이프에는 증류된 스피릿의 정보를 볼 수 있는 계기들과 스피릿을 분류하는 여러 구멍이 있습니다. 초류 중류 후류에 따라 다른 구멍을 통해 나가게 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스피릿 세이프는 금고처럼 자물쇠가 달려져 있습니다(사진에서는 잘렸습니다. 양 사이드에 위치하며 증류소마다 위치는 조금씩 다릅니다). 이는 탈세를 막기 위해 달린 것으로 증류된 스피릿을 따로 빼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세무 당국에서 설치한 것입니다. 기계적 결함으로 수리가 필요하면 세무 당국에서 직접 열쇠를 들고 와 열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과거에나 지금이나 위스키 업계는 세금에 대해 상당히 민감합니다.
 

바이오 연료 만드는 곳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기 위해 쓰이는 시설 (현재는 청소된 상태)

추가로 전반적인 위스키 생산과정에서 생산되는 폐기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모두 재활용합니다. 몰트 찌꺼기의 경우 인근 농가에서 수거해 가축 사료로 쓰거나 증류소에서 자체적으로 바이오 연료로 바꿔 에너지로 사용하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발효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수집하여 재활용하는 등 배출 측면에서는 매우 친환경적입니다. 하지만 증류하는 과정에서 큰 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에너지적인 측면에서는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글렌파클라스 1번 숙성창고
글렌파클라스 1번 숙성창고

마지막은 숙성창고로 이동하게 됩니다. 1번 숙성 창고를 방문했습니다. 모든 위스키 증류소는 숙성창고 내에서 촬영을 금지합니다. 하지만 글렌파클라스 가이드 분께서는 허용해 주셔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캐스크들이 있었으며 증류소에서 가장 오래된 캐스크도 볼 수 있었습니다. 1953년 캐스크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올드 캐스크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추가로 직접 캐스크 바로 앞까지는 가지 못하게 차단 라인이 쳐져 있는데 가이드 분께서 이를 치우시고 제 생년과 같은 캐스크를 찾아 바로 옆에서 포즈 잡아보라고 하시며 사진을 찍어주셨습니다. 확실히 이게 짬에서 나오는 유연함과 융통성인가 싶었습니다.
 
숙성창고에서 나와 캐스크에 스피릿을 넣는 시설로 왔습니다. 물론 닫혀 있어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창문을 통해 안에 보이는 것들 위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때 캐스크에 넣게 되는 스피릿 알코올 도수에 대한 제한이 있지만 어차피 숙성을 하면 엔젤스 쉐어로 양과 도수가 내려갈 것이기 때문에 약간 초과하는 것은 굳이 희석하지 않고 캐스크에 넣는다고 합니다. 이런 점까지 솔직하게 털털하게 털어놔주시니 정말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작은 숙성창고
세계에서 제일 작은 숙성창고

다음은 세상에서 공식적으로 제일 작은 숙성창고에 갔습니다. 단 4개의 캐스크만 저장하는 숙성창고라고 하며 아마 오너 일가가 소장하려는 캐스크를 넣어 놓은 저장고 같다고 하셨습니다.
 

1888년 발견된 밀주 증류기
1888년 발견된 밀주 증류기

그리고 1888년에 발견된 밀주 증류기를 봤습니다. 여기는 오피스 건물 안이라서 원래 투어 코스에 포함된 곳은 아니고 저희가 조용조용 잘 따라와 주고 마침 일하는 사람도 없어서 구경시켜 주신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이제 테이스팅 하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이 투어 정말 최고라고 말씀드리니 해당 투어가 글렌파클라스 증류소에서는 정말 중요하고 핵심인 투어이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하셨습니다.
 

테이스팅 시간

클렌파클라스 테이스팅 룸
클렌파클라스 테이스팅 룸

테이스팅을 위해 처음 시작했던 건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가이드 분께서 저희가 예약한 택시를 30분 앞당기셨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투어 끝나고 샵 구경할 거 생각해서 여유롭게 택시를 예약한 건데 알고 보니 그 시간이 증류소 영업시간 이후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테이스팅 룸으로 들어가 착석했습니다. 테이스팅 룸을 보면 엄청 화려한데 예전에 호화 유람선의 다이닝 룸을 그대로 떼어서 옮겨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유람선의 사진도 테이스팅 룸에 걸려 있습니다.
 

글렌파클라스 스피릿과 패밀리 캐스크 2004, 1991, 1987, 1978, 1961 빈티지
글렌파클라스 스피릿과 패밀리 캐스크 2004, 1991, 1987, 1978, 1961 빈티지

글렌파클라스 증류소의 스피릿을 맛보는 것을 시작으로 패밀리 캐스크를 총 5종 맛보게 됩니다. 2004년, 1991년, 1987년, 1978년, 1961년 빈티지 순으로 맛보게 됩니다. 병입 날짜가 다 다르기 때문에 숙성연수는 순서대로 18년, 31년, 35년, 44년, 53년입니다. 숙성연수가 제일 높고 오래된 빈티지인 1962년이 제일 기대가 됐었는데 예상외로 44년 숙성 1978년 빈티지가 더 입에 맞았습니다. 가이드 분도 같은 의견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꼭 숙성연수가 맛의 척도는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했습니다.
 

글렌파클라스 샘플 위스키
글렌파클라스 샘플 위스키

그리고 추가로 투어에 포함된 위스키는 아닌데 관계자만 구할 수 있는 샘플 위스키를 한 잔 주시고 이후 개인적으로 맛있게 드셨다는 패밀리 캐스크 2014 빈티지도 한 잔 주셨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는 패밀리 캐스크가 맛있다는 것을 이번 투어를 통해 직접 경험했고 빈티지 별로 맛있는 빈티지가 있고 맛없는 빈티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패밀리캐스크는 싱글캐스크 제품이기 때문에 한정 수량이고 빈티지 별로 현재 판매되는 제품이 품절되면 같은 연도 빈티지의 다른 캐스크를 가져와 새로운 캐스크 넘버를 달고 판매됩니다. 이렇게 되면 같은 빈티지 연수의 다른 캐스크인 패밀리 캐스크가 나옵니다. 즉, 같은 ‘글렌파클라스 패밀리 캐스크 XXXX 빈티지’이지만 캐스크 번호가 다른 위스키인 것입니다. 엄연히 다른 위스키이기 때문에 향과 맛은 당연히 다르고 그때마다 황금 빈티지 혹은 안 좋은 빈티지가 달라지게 됩니다. 가이드분 말씀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1986년~1991년 빈티지와 1998년~2002년 빈티지가 황금 빈티지라고 합니다.
 
제 생년 또한 가이드 분께서 말씀하신 황금 빈티지 연도에 속해있기 때문에 제 생년 패밀리 캐스크 구매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시음 후 구매하고 싶어서 요청드렸습니다. 확인해 보신다고 하시고 이동하시길래 따라갔더니 연도별 빈티지 미니어처가 모인 하나의 큰 서랍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제 생년을 찾으셨는데 지금 판매 중인 패밀리 캐스크와 캐스크 넘버가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바로 이전에 출시했던 패밀리 캐스크 제품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시음 없이 바로 사겠다고 하여 구매를 진행했습니다.
 

좌(작은 보틀): 생년 빈티지 이전 캐스크, 우: 생년 빈티지 현행 캐스크
좌(작은 보틀): 생년 빈티지 이전 캐스크, 우: 생년 빈티지 현행 캐스크

구매는 가이드 분께서 진열장에서 제 생년 빈티지 패밀리 캐스크를 꺼내 카운터로 가져가시면 다른 직원분께서 포장해 주시고 결제를 진행합니다. 한국에 가져갈 거라 에어캡 포장을 부탁드리니 병을 한 번 뽁뽁이로 감싸고 원목 케이스에 넣고 다시 원목 케이스를 종이 박스 안에 넣어주시고 다시 밖을 뽁뽁이로 포장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본 포장 중에 제일 꼼꼼했습니다. 추가로 약 5만원 정도 하는 증류소 한정판 책인 ‘Glenfarclas An Independent Distillery Ian Buxton 185’도 사은품으로 같이 주셨습니다. 제가 구매를 진행하고 있는 동안 가이드분께서 아까 보여주셨던 다른 캐스크의 제 생년 빈티지 한 잔을 따라 주셔서 감사히도 맛을 봤습니다. 이전 캐스크도 역시나 맛있었습니다. 제 생년 빈티지는 어디를 가나 다 맛있는 것 같습니다.
 
이후 일어나려고 하는데 일행 중 한 명이 술이 약해 술을 다 못 마시니 바이알에 포장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조심히 들고 가라고 바이알도 충격 완충 박스에 넣어주셨습니다. 추가로 스피릿도 원하면 더 가져가라고 하셔서 바이알로 4병 들고 왔습니다.
 

투어 후

이렇게 즐겁게 투어를 마치니 밖에는 택시가 와있었고 타고 헌틀리에 있는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증류소에서 헌틀리까지는 약 40km였고 45분 정도 걸렸습니다. 확실히 짐도 차에 적재하고 편하게 앉아서 가는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코틀랜드처럼 교통이 열악한 지방에 여행 가실 계획이라면 차를 렌트하거나 4인 한 팀으로 가서 최대한 싼 가격에 택시를 이용하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
 
글렌파클라스 투어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증류소 투어 중에 제일 알차고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만큼 가격도 비싸지만요. 가이드 분도 정말 착하셨습니다. 많이 보여주시고, 알려주시고, 챙겨주시고, 다 적지 않았지만 농담도 많이 하시고 유쾌하셨습니다. 정말 강하게 추천드리는 투어입니다.
 
다음은 ‘[스코틀랜드 증류소 여행] 글렌드로낙 증류소 (The Glendronach Distillery)’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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