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유통기한
위스키는 최소 40도 이상의 알코올 도수를 가진 증류주입니다. 때문에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없는 환경인만큼 올바르게 보관한다면 부패할 수 없습니다. 덕분에 위스키에는 별도의 유통기한이 없습니다. 이것이 위스키의 최대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부패하지 않는다고 해서 맛과 향이 처음과 같이 유지되지는 않습니다.
증발, 보관 환경, 코르크 부식으로 인해 미개봉 위스키라고 하더라도 맛과 향이 변할 수 있으며, 코르크 부식이 생긴 미개봉 위스키나 이미 개봉되어 산소와 접촉이 생긴 위스키의 경우 흔히 ‘에어링’이라고 말하는 산화 현상도 생깁니다.
물론 이런 변화가 꼭 부정적인 변화만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위스키에 숨겨졌던 좋은 맛과 향을 느끼게 해 줄 때도 있습니다. 다만,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기 때문에 초보자라면 최대한 변수를 안주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수는 왜 생기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증발입니다. 병은 아직 한 번도 개봉하지 않은 새 병인데 어느 날 마시려고 봤더니 양이 10%가 줄었다고 한다면 아무도 믿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위스키는 가능합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코르크가 병을 완벽히 밀봉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 틈 사이로 고도수의 위스키가 증발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이에 대한 이해가 없었을 때는 천사가 위스키를 가져갔다고 하여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고 합니다. 과학에 대한 이해가 적고 종교 의존도가 높았던 시대에 위스키를 생명의 물이라고 부르고 이것이 증발하는 것을 천사의 몫으로 표현하는 등 상당히 성스럽게 생각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저를 비롯한 위스키 애호가들에게는 현대에도 성스럽게 여겨질 것입니다.
다음은 보관 환경입니다. 햇빛, 극한의 온도, 잦은 온도 변화 등의 가혹한 환경은 위스키를 보관하기에 부적합합니다. 이런 요소들은 위스키의 맛과 향에 큰 영향을 줍니다.
다음은 코르크 부식입니다. 위스키는 고도수의 주류입니다. 때문에 이 병의 입구를 막고 있는 코르크는 항상 알코올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로 인해 장기간 보관하게 될 경우 코르크 부식이 일어날 수 있고 아래에서 설명할 산화 현상을 일으킵니다.
마지막으로 산화입니다. 위스키의 코르크가 부식되거나 개봉이 됐었다면 산소와의 접촉을 통해 산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이 산화는 흔히 ‘에어링’이라고 부르며 위스키의 맛과 향을 변화시킵니다. 보통 산화가 일어나면 맛과 향이 연해지며 풀리게 됩니다. 너무 강한 맛과 향을 가진 위스키의 경우 고의로 산화를 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너무 과한 산화는 위스키를 밍밍하게 만듭니다.
정리하자면, 위스키는 별도의 유통기한은 없지만 위 요소들에 의해 맛과 향이 변할 수 있음에 유의하고 보관해야 할 것입니다. 잘 보관한다면 수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최상의 맛으로 위스키를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위스키 보관 장소 및 온도
위스키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별도의 유통기한은 없지만 보관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크게 변하는 민감한 술입니다. 때문에 이와 관련하여 어떤 장소와 온도에 보관해야 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위스키는 선선하고 어두운 장소에 보관하셔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위스키는 햇빛에 취약합니다. 그러므로 햇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어두운 곳이 없다면 불투명한 케이스나 박스 등에 넣어 햇빛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도록 하셔야 합니다.
또한 위스키는 극한의 온도에 취약하고 온도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온도 변화가 없고 선선한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보관 온도는 상온이거나 살짝 낮은 온도인 것이 좋으며 온도 변화가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장판, 히터 등과 같은 열원으로부터 멀리 보관하셔야 합니다.
추가로 습도입니다. 앞서 언급한 직사광선 노출 지양 및 온도만큼 중요하지는 않지만 코르크가 마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너무 건조하지 않은 곳에 보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부가적으로 강한 냄새가 있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개가 코르크로 된 대부분의 위스키는 주변 환경의 냄새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변에 향신료, 탈취제, 음식 등 강한 향이 나거나 날 수 있는 물건들을 피해 보관하셔야 합니다.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까지도 보관하는 위스키인만큼 보관 장소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위스키 보관 방법
위스키 보관 방법과 관하여 많은 의문점이 들 수도 있고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보관 방향입니다. 위스키보다 접하기 쉬운 와인의 경우 눕혀서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와인이 코르크 마개를 적셔 팽창시키고, 팽창한 코르크가 입구를 꽉 막으면서 와인의 최대 적인 산화를 막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위스키의 경우 눕혀서 보관하면 짧은 기간 내에 귀한 위스키를 버리게 될 수 있습니다. 계속 언급하지만 위스키는 40도가 넘는 고도수의 주류입니다. 강한 알코올 도수는 코르크와 직접 닿을 경우 코르크 부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추가로 위스키 코르크의 경우 와인의 코르크와는 다른 재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절대로 눕혀서 보관하면 안 됩니다.
다음은 밀봉입니다. 인조 코르크도 많지만 고가의 위스키일수록 천연 코르크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천연 코르크의 경우 아무래도 오차 없는 규격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병입구와 유격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판별하는 방법은 위스키 병을 똑바르게 세워놓고 코르크만 잡고 위스키 병을 좌우로 비틀었을 때 헛도는지 보는 것입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헛돈다면 유격으로 인해 보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별도의 코르크로 교체해 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통 앞서 다 마신 위스키들의 코르크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어 재사용하기도 하지만 인터넷에서 구매해서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또한 교체 후에도 교체된 코르크가 알맞은 코르크인지 앞서 언급드린 방법으로 시험하셔야 합니다.
추가로 미개봉 혹은 천천히 마실 위스키인데 장기 보관을 하고 싶다면 ‘파라필름’을 구매하셔서 입구를 봉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와 관련하여 효과가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씌우는 것이 효과 있다는 주장도 많으며 씌운다고 해서 손해 될 것이 없기 때문에 씌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씌우는 방법은 병입구를 2바퀴에서 3바퀴 정도 감아줄 양의 파라필름을 준비하고 살짝 늘려서 절연테이프 감듯이 감아준 뒤 토치로 가볍게 스치듯 미열을 주어 녹여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반년에 1번 정도 위스키를 잠깐 뒤집거나 눕혀줘야 합니다. 앞서 언급드린 내용과 상반된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보관을 뒤집거나 눕혀서 하라는 것이 아닌 반기에 한번 잠깐 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코르크를 적시기 위함입니다. 코르크는 계속 건조한 상태로 유지될 경우 수축하여 병입구를 잘 막아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간헐적으로 위스키와 접촉하여 최소한의 습기를 유지시켜 주는 것입니다. 잠깐의 접촉으로 코르크가 부식되지는 않기 때문에 코르크 부식에 대해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은 "한국에서 위스키가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종량세 vs 종가게, 이유 및 논란, 앞으로의 방향"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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