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기가 가져야 하는 특성
증류기가 가져야 할 대표적인 특성은 황화합물 제거, 열전도성, 특유의 형상, 헤드 스페이스 확보, 환류 용이성, 가열/냉각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오늘 주제인 구리와 관련된 특성만 뽑아보자면 황화합물 제거와 열전도성이 있습니다.
증류를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황화합물 또한 같이 증류되고 그로 인해 스피릿에 계란 썩은 내 같은 향이 배게 됩니다. 이로 인해 증류기는 증류 과정에서 이러한 황화합물을 최대한 제거해야 합니다. 물론 소량의 황화합물은 풍미를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여 보통 완벽히 제거하기보다는 최소한의 양만 남기고 제거하는 방식으로 갑니다.
증류기는 가열을 통해 증류하기 때문에 열전도성이 뛰어나야 합니다. 이는 열전도성이 뛰어난 금속 재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됩니다.
구리 특성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조건인 황화합물 제거와 열전도성을 모두 만족하는 물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열전도성 조건은 대부분의 금속이 가능하기에 만족하기 쉽지만 황화합물 제거가 되는 금속은 흔치 않습니다. 그 흔치 않은 금속 중 하나가 바로 구리입니다.
황화합물은 발효 과정에서 사용되는 곡물, 당밀, 효모에서 나오게 되며 주로 황화수소와 메르캅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구리는 이러한 황화합물과 쉽게 반응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증류 시 황화합물을 황화구리로 만들어 제거합니다.
구리 열전도율은 약 401 W/(m⋅K)으로 금속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합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구리는 증류기 재질로써 최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체재는 없는가
수많은 금속 중에 구리 대체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은은 구리처럼 황화합물 제거가 가능하고 열전도성이 좋습니다.
은은 구리와 같이 황화합물과 쉽게 반응하는 재질로써 황화합물을 황화은으로 바꿔 제거합니다. 심지어 열전도율은 구리보다도 살짝 더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널리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가격 때문입니다. 구리보다 월등히 비싸고 크기가 큰 증류기를 만들려면 상당한 양이 필요하기에 구리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입니다.
다음은 ‘체이서에 대하여: 체이서란, 종류, 효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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