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과 신현의 향과 맛 차이
계속 언급드리는 내용이지만 위스키는 상당히 민감한 주류에 속합니다. 숙성창고에 있는 모든 캐스크가 각자의 맛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같은 맛의 위스키를 만들어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시기에 만들어진 구형과 신형의 위스키는 당연히 맛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추가로 마스터 디스틸러가 바뀐 경우 더 분명한 차이가 생깁니다.
구형 위스키와 신형 위스키의 맛 차이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사실 이 영역은 제가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영역입니다. 증류소마다 그리고 제품군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특성에 더해 부족하지만 제 주관적인 의견을 첨언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추가로 구형과 신형의 비교는 같은 증류소의 같은 숙성 연수 혹은 같은 제품군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구형 위스키의 경우 신형 위스키보다 병 속에 있는 기간이 깁니다. 물론 위스키는 병입 이후에 병 속에서 있었던 시간을 숙성 연수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병 속에서 숙성된 이른바 ‘병숙’이라고 부르는 숙성도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위스키는 여러 캐스크를 섞어서 복합적인 맛을 만들고 출시하는데, 작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간 각자의 오크통에서 숙성됐던 원액들이 섞이면 서로 융화하는 과정과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론 병입 전에 충분히 섞어주겠지만 추가로 병 속에서 서로 같이 있으면서 섞이고 안정화하는 기간이 있다면 적어도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병숙이 좋은 영향을 가지고 온다는 사람들도 꽤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병숙의 영향인지 단정할 수 없지만 구형 위스키의 경우 부드럽고 균형 잡힌 조화로운 향과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신형 위스키의 경우 더 뚜렷하고 생생한 풍미가 있습니다. 대게 특정 향과 맛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구형 보틀의 경우 풍부하고 복잡한 단맛이 나며 꿀, 메이플 시럽, 토피 등의 풍미가 나타납니다. 또한 그레인의 영향이 두드러지는 경향도 있어 특유의 스파이시함이 기분 좋게 올라옵니다. 마실 때 텍스쳐의 경우 구형이 좀 더 점성 있고 매끄러운 질감을 가집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구형과 신형의 차이는 경우에 따라 많이 날 수도 있고 적게 날 수도 있습니다. 구형과 신형이 단기간에 바뀐 경우 시간적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에 맛과 향의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으며 숙성에 사용한 캐스크가 셰리가 아닌 다른 캐스크일 경우에도 그 차이는 적을 수 있습니다.
구형이 좋은 이유
사실 구형이 더 희귀하고 비싸기 때문에 종종 구형 보틀이 무조건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사실 이는 개인의 취향 차이라 쉽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구형 보틀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글렌피딕 증류소의 경우 구형과 신형의 맛차이가 크지 않고 심지어 스프링뱅크 증류소의 경우 구형보다 신형이 좋은 평가를 더 많이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증류소의 경우 구형이 신형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구형이 신형보다 특히 높게 평가받는 경우는 보통 셰리 캐스크에 숙성하는 위스키일 경우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셰리 캐스크란 셰리 와인이 담겼던 오크통을 말합니다. 그러면 그 오크통의 경우 셰리 와인의 영향을 받고 위스키를 숙성할 때 셰리 캐릭터를 입혀줍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셰리 와인을 숙성했던 오크통은 스페인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불법이라 숙성됐던 오크통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셰리 와인을 숙성한 오크통은 여러 번 숙성을 하며 재활용할수록 그 오크통의 가치가 높아지고 숙성하는 와인에 더 좋은 영향을 줍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스페인 정부는 예전부터 이 오크통의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때문에 셰리 오크통은 숙성됐던 오크통이 아니라 셰리 와인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기 위해 배에 실을 때 보관용 용기로 쓰였던 오크통입니다. 과거에는 운송 기간이 6개월 정도로 길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보관용기로 쓰였던 오크통이 셰리 와인의 캐릭터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오크통에 위스키를 숙성하면 셰리의 캐릭터가 입혀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셰리 와인의 인기는 과거와 현재에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셰리 위스키의 인기는 매일 최고점을 찍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와인을 수출하며 부가적으로 생겼던 오크통으로는 이 수요를 충당하기에 어렵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요즘 많은 증류소는 자체적으로 혹은 위탁하여 값싼 셰리 와인을 오크통에 넣어 셰리 캐스크를 대량생산하고 사용된 와인은 식초로 만들거나 버립니다. 과거에는 수출할 정도의 좋은 품질을 가졌던 셰리 와인이 담겼던 오크통을 사용한다면, 현재에는 판매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의 값싼 저품질 셰리 와인은 담아 만든 셰리 오크통을 사용합니다. 그렇기에 구형 셰리 위스키가 신형 셰리 위스키보다 더 좋은 풍미를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옛 방식으로 셰리 캐스크를 구매해 만드는 증류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구형과 신형은 특히 셰리 캐스크를 제외한다면 개인적인 성향 차이의 의해 평가가 갈릴 수 있으며 가격 또한 희소성 및 보관기간 때문에 대부분 구형이 몇 배는 비쌉니다. 그렇기에 구형에만 집착하지 마시고 여러 위스키를 마셔보며 견문을 넓혀 본인이 어떤 종류를 좋아하는지 알아보시고 그에 따라 합리적인 소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형 구하는 법 및 개봉 방법
바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구형 위스키는 희귀하기 때문에 찾기 힘듭니다. 하지만 구매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관련하여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남대문 지하 주류상가를 방문하는 것입니다. 흔히 남대문 ‘던전’이라고 부릅니다. 던전이라고 불릴 만큼 뉴비들에게는 난이도가 상당한 곳입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굳이 비유를 들자면 전자제품계의 용산 같은 느낌입니다. 위스키별 전반적인 시세를 알고 희귀 보틀들을 알아보고 구매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물론 저는 위스키 열풍이 불기 전이었던 뉴비 시절에 찾아가 저렴하고 대중적인 위스키를 사러 가긴 했습니다. 하지만 난이도가 있는 만큼 밖에서는 보기 힘든 희귀한 위스키들을 찾을 수 있고 때로는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희귀한 위스키들은 수요 공급 원칙에 따라 비싸게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음은 여러 리쿼샵 오픈채팅에 들어가 있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굳이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이 매장에 어떤 위스키가 있는지 알 수 있고 구형 보틀의 경우 행사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행사 관련 정보를 핸드폰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단골 리쿼샵 만들기입니다. 사실 구형이 희귀하고 이 중에서도 정말 괜찮은 구형의 경우 아무에게나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샵에서 많이 구매한 단골을 대상으로 한정 판매를 진행합니다. 보통 구매를 할 때 위스키 별로 증정 마일리지가 있고 특정 마일리지가 넘은 사람들만 이를 소진하여 구매권을 사고 구매합니다. 또한, 정말 자주 가고 사장님과 친해진다면 사장님께 부탁드리면 따로 물건을 남겨두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과 돈만 여유가 된다면 제일 안정적이게 구형 보틀 및 희귀 보틀을 얻는 방법입니다.
대부분의 위스키 특히 고가의 위스키일수록 마개가 코르크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오랜 시간이 지나며 부식이 되어 높은 확률로 코르크가 녹아 병에 달라붙습니다. 흔히들 “코르크 바사삭;;”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 코르크를 빼려고 할 때 부서지며 더 이상 손으로 뺄 수 없게 됩니다. 이 경우 코르크에 칵테일 핀이나 이쑤시개를 5~6개 정도 꽂아서 손으로 잡고 더 안 부스러지게 조심히 끌어올리면 됩니다. 이후 다 먹은 위스키 병에서 나온 코르크나 기타 여분으로 구매해 둔 코르크가 있다면 그것으로 막으면 됩니다. 참고로 와인의 경우 코르크가 부서질 경우 아쏘 오프너라는 도구가 따로 있는데 와인의 코르크는 위스키의 코르크와는 재질이 달라 사용할 경우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빈티지 위스키에 대하여: 정의 및 특징, 와인 빈티지와 차이점, 장단점”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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